“오랫동안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Longtemps, je me suis couché de bonne heure.
— 소설의 첫 문장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처음 만나는 사람을 위한 프루스트 안내서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 · 1913–1927 · 전 7권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인생을 허비했다고 믿던 한 남자가, 그 잃어버린 시간이 사실은 한 권의 책이 될 재료였음을 깨닫는 이야기.
작가
소음과 빛을 피해 코르크로 방음한 침실에서, 침대에 누워 밤새 원고를 썼다. 출판사에 넘긴 교정쇄 위에도 계속 문장을 덧붙였다.그래서 문장이 길고, 소설은 점점 불어났다
화자의 삶은 작가의 삶과 많이 닮았지만,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니라 소설이다. 인물과 사건은 여러 실제 인물을 섞고 지어낸 것이다.
시대 배경
‘아름다운 시절’. 파리는 살롱, 오페라, 휴양지로 화려했다. 오래된 귀족 가문과 새로 부자가 된 부르주아가 같은 사교계에서 서로를 견제했다.
유대계 장교가 간첩 누명을 쓴 사건. 프랑스 사회가 둘로 갈라졌고, 소설 속 살롱들도 이 문제로 편이 나뉜다.
한 시대가 끝난다. 마지막 권에서 전쟁은 인물들의 운명을 바꾸고, 낡은 사회 질서가 뒤집힌 모습을 보여 준다.
책의 구성
출판사들이 거절해 자비로 출간
공쿠르상 수상, 단숨에 유명해짐
귀족 사교계 한가운데로
작가 생전 마지막 출간
사후 출간
사후 출간
사후 출간, 대단원
작가 생전 출간 작가 사후 출간 (남긴 원고를 정리해 펴냄)
읽기 전에
나이 든 화자가 자기 삶을 돌아보며 1인칭으로 이야기한다. 화자의 이름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독자들은 흔히 그를 ‘마르셀’이라 부른다.
떠오르는 기억을 따라 앞뒤로 오간다. 한 번의 저녁 모임이 수백 쪽에 걸쳐 그려지기도 하고, 몇 년이 한 줄로 지나가기도 한다.
한 문장이 한 쪽을 넘기도 한다. 감각과 생각을 끝까지 따라가며 쓰기 때문이다. 빨리 읽기보다 천천히 음미하는 책이다.
등장인물
병약하고 예민한 소년. 작가를 꿈꾸지만 평생 미룬다
화자를 누구보다 사랑한 사람. 그녀의 죽음이 큰 상처로 남는다
스완과 오데트의 딸. 파리 샹젤리제 공원에서 만난 소녀
바닷가 휴양지에서 만난 소녀. 화자의 사랑과 질투의 중심
교양 있고 세련된 유대계 신사. 어울리지 않는 여인에게 빠진다
화류계 여성에서 스완 부인으로, 신분이 계속 바뀐다
속물적인 부르주아 살롱의 주인. 마지막에 놀라운 신분 상승을 한다
작가, 화가, 작곡가. 화자에게 예술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파리 최상류 사교계의 여왕. 이름부터 화자를 매혹한다
오만하고 이기적인 귀족. 사교 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작부인의 조카이자 젊은 장교. 화자의 가장 가까운 친구
공작의 동생. 오만하고 기이한 행동 뒤에 비밀을 숨겼다
이야기의 지도
du côté de chez Swann
le côté de Guermantes
어린 화자에게 두 길은 서로 반대 방향이라 결코 만날 수 없는 세계였다. 마지막 권에서 그는 두 길이 사실 이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
Part II
어린 시절의 잠 못 드는 밤에서 시작해, 노년에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는 순간까지.
제1권 / 7
Du côté de chez Swann
1913 · 어린 시절과 첫사랑
제2권 / 7
À l’ombre des jeunes filles en fleurs
1919 · 공쿠르상 수상
제3권 / 7
Le Côté de Guermantes
1920–21 · 귀족 사교계 입성
제4권 / 7
Sodome et Gomorrhe
1921–22 · 숨겨진 욕망의 세계
제5권 / 7
La Prisonnière
1923 · 사랑이라는 감옥
제6권 / 7
Albertine disparue
1925 · 상실과 망각
제7권 / 7
Le Temps retrouvé
1927 · 깨달음과 소명
핵심 개념
어느 겨울날, 어머니가 내준 홍차에 마들렌 조각을 적셔 한 모금 맛본다.
설명할 수 없는 행복감이 온몸을 채운다. 그 맛이 무엇을 떠올리게 하는지 애써 붙잡으려 한다.
어린 시절 일요일 아침, 콩브레의 레오니 고모가 보리수 꽃차에 적셔 주던 마들렌의 맛이다.
고모의 집, 마을, 성당, 정원, 사람들까지 찻잔 속에서 피어나듯 되살아난다.
머리로 불러낸 과거. 사실은 기억나지만 메마르고 생기가 없다.
맛, 냄새, 소리, 촉감이 예고 없이 깨운 과거. 그 시절의 감정과 공기까지 함께 돌아온다.
무엇을 말하는가
시간은 사람의 얼굴과 사랑, 사회까지 바꾸고 무너뜨린다. 그러나 기억과 예술 속에서 시간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상대 자체가 아니라 내 마음이 만든 그 사람의 모습이다. 그래서 사랑은 완전히 소유할 수 없고, 질투가 끝나지 않는다.
귀족의 이름은 멀리서 볼 때만 빛난다. 사람들은 신분을 쫓아 오르내리고, 시간이 지나면 위계는 뒤집힌다.
작가, 화가, 작곡가는 남들이 보지 못한 세계를 보여 준다. 흘러가 버린 삶을 붙잡아 의미를 주는 것은 예술뿐이다.
결말의 비밀
노년의 화자는 자신의 삶 전체를 ‘시간’ 속에 그려 내는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원서의 마지막 단어는 ‘시간(Temps)’이다.
그가 쓰기로 한 책은, 우리가 방금 다 읽은 바로 이 소설이다. 끝은 다시 처음이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작가가 되어 가는 과정을 다룬 소설이기도 하다. 7권에 걸친 실패와 방황은 사실 소명을 찾기까지의 긴 준비였다.
읽어 보고 싶다면
전 13권 완역본. 이 자료의 권 제목도 이 번역을 따랐다.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도 있으니 몇 쪽씩 비교해 보고 맞는 문체를 고르자.
이 책은 다 읽는 것보다 평생 곁에 두고 조금씩 읽는 책에 가깝다.
마치며
“진정한 삶, 마침내 발견되고 밝혀진 삶, 그러므로 유일하게 온전히 살아낸 삶, 그것은 문학이다.”
— 『되찾은 시간』 중에서